뉴스

에이엔폴리 "왕겨로 만든 플라스틱으로 세계 10조원 시장 공략"

2021-03-17


"우리가 개발해낸 나노셀룰로오스 소재가 장기적으로는 플라스틱이 사용되는 모든 분야를 대체할 수 있을 겁니다."


노상철 에이엔폴리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나노바이오기술을 활용해 기존 플라스틱 대비 강하고 가벼울 뿐 아니라 독성이 없고 생분해도 가능한 바이오 소재를 만들 수 있다"며 "항염·항균 등 여러가지 생리화학적인 기능도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엔폴리는 포스텍 환경공학과 연구교수로 재직하던 노상철 대표가 2017년 포스텍 연구실에서 창업한 기업이다. 2019년까지 3년간의 R&D(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신소재 제품화에 나섰다.

회사는 버려지는 쌀 가공 후 버려지는 왕겨에서 셀룰로오스를 추출해 생분해가 가능한 나노셀룰로오스 소재를 만들어낸다. 물성이 약한 기존 생분해 플라스틱의 단점을 극복했을 뿐 아니라 독성이 없어 생분해성 포장재, 화장품, 지혈제 등 의료용 재료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노 대표는 "일본 경쟁사 등에서 나노셀룰로오스 소재를 생산하기는 하지만 펄프나 목재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결국 산림을 훼손시킨다는 문제가 있다"며 "에이엔폴리가 주로 활용하는 왕겨는 벼껍질이기 때문에 셀룰로오스 함량이 높을 뿐 아니라 국내에서 폐기되는 물량만 잘 활용해도 세계 시장에 공급하는 물량을 전부 감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왕겨 뿐 아니라 다양한 유기성 폐기물을 자원화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서도 폐기물을 멀리서 조달할 필요 없이 현지 거점에 있는 자원을 활용해 소재화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에이엔폴리는 지난해 말부터 국내 전자업계 대기업 한 곳과 생분해필름을 개발하고 있다. 제품화를 위해 유럽 생분해 인증 획득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올해 3분기 내 인증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 대표는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 포장재로 사용될 예정이기 때문에 생분해성 소재라는 사회적 가치 외에도 품질이 보장돼야 제품화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기체차단성이나 강도 면에서도 기존 폴리에틸렌 소재보다 우수하기 때문에 자동차 내외장재에서도 플라스틱 소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화장품 대기업 A사와는 화장품의 발림성을 개선하는 증점제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네 차례 시제품 개발을 마친 상태로 이미 A기업이 기존 일본 소재기업에서 공급받던 제품의 품질을 넘어섰다. 이외에도 창상피복재, 지혈드레싱제 등 2등급 의료기기와 관련된 응용처, 협력기업을 찾고 있다.


노 대표는 "이달 환경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의 생물학적안전성시험, 환경독성시험을 거쳐 의약외품, 의료기기 소재로도 적합한 소재라는 시험결과가 나왔다"며 "4등급 의료기기인 인체 이식용 재료나 차폐막 등 높은 생물학적 안전성이 필요한 분야까지 차차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플라스틱 시장규모는 2016년 12억9000만달러(약 1조4600억원)에서 2019년 89억2300만달러(10조1000억원)로 급성장했다. 2027년에는 280억달러(32조원) 시장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연합(EU)이 PCR(친환경 재활용 소재) 규제를 점점 강화하면서 관련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EU의 경우 내년부터 모든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가능한 원료로만 생산하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이와 관련 에이엔폴리는 이달 중으로 프리시리즈A 추가 투자를 마무리하고 연내 스위스에 해외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수창업투자, 롯데케미칼 등에서 투자했으며 현재 누적투자유치금액은 28억원이다.


노 대표는 "아직까지 국내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 시장이 해외에 비해 크지 않고 유럽의 경우 친환경이나 지속가능한 소재에 대한 수요가 크다"며 "유럽시장에 먼저 진출한 뒤 국내 생산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처 : 머니투데이